76년 된 ‘복종 의무’ 지운다…공무원, 위법 지시는 거부 가능
위법 지시 거부권·보호 조항 신설
난임휴직, 청원휴직 사유 인정

넥스트라인 = 철기자 |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전면 개편해 상관의 위법한 지휘에 대해 따르지 않도록 하는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 25일 인사혁신처는 정부는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전면 개편하고 상관의 위법한 지휘·감독에 대해서는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령안은 먼저 공무원의 성실 의무 조항을 ‘법령준수 및 성실 의무’로 바꾸고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복종 의무 조항은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 등’으로 개정해 공무원은 소속 상관의 지휘·감독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 공무원이 구체적인 직무 수행과 관련해 상관의 지휘·감독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상관의 지휘·감독이 위법하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이에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의견 제시나 이행 거부를 이유로 불이익 처분이나 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함께 신설됐다.
현장에서 쟁점이 될 ‘위법한 지휘·감독’의 기준에 대해서는 직무 관련성뿐 아니라 해당 직무의 법적 근거와 관련 법규 위반 여부, 전체적인 헌법 등 법질서 위반 여부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의심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인정될 정도로 문제가 있다고 볼 때 위법한 지시로 보고 이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당한 지시가 아니어도 항명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개정안에는 복종 의무 개편 외에도 난임 치료를 위한 난임휴직을 별도 청원휴직 사유로 신설하고 육아휴직 대상 자녀 기준을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에서 12세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로 올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스토킹과 음란물 유포 비위에 대한 징계 시효를 3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피해자가 가해 공무원의 징계 처분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게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12월 22일까지 입법예고를 통해 의견 수렴한 뒤 관계 부처 협의와 국회 심의를 거쳐, 법률이 공포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난 때부터 개정 내용을 시행할 방침이다.